내 여행의 동력은 세계문화유산을 찾아서 입니다.
지구상에 내 발길이 닿지 않은 미지의 세계는 많고 많은데, 일일이 그곳을 다 찾아다닐 수는 없고,
그래서 최소한 유네스코 세계유산 선정위원회에서 지정한 인류 보편적 문화유산만이라도 사진에 담아보자
이렇게 마음 먹고 2010년부터 여행을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그렇게 여행을 하면서 나름 좋아하게 된 대표적인 고도들에는, 중국의 리지앙(丽江과 청두(成都),
그리고 일본의 교토(京都) 와 우리나라 경주가 있습니다. 이 세 고도의 특징은 세계문화유산이 널려 있는
문화유산의 보고라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먼저 중국 윈난성 해발 2,400m 고지에 자리잡은, 약 1,000년 전에는 나시족왕조가 번창했고, 동파문자라는
고유한 문자를 사용했으며, 나시음악과 집단군무를 사랑했던 고장 리지앙으로 가봅니다.

옛 왕조시대의 성벽이 있던 자리에 세계유산 표지판이 선명하게 새겨져 있습니다.
일단 이곳을 통과하여 성내로 들어가면 운하를 따라 잘 조성된 시가지와,
우리의 한옥마을과는 비교를 거부하는 서로 맞닿은 기와지붕의 장엄한 퍼레이드를 목격하게 되면서
누구라 할 것 없이 여행객의 입에서는 ~아~하는 탄성이 절로 나오게 됩니다.

리지앙은 운하가 잘 조성된 수도이기도 합니다.
그리고 이 수차는 또한 리지앙을 대표하는 상징과도 같은 존재로서,
이곳에서 약 10km 상류에 위치한 수허구쩐의 수원에서 발원한 맑은 물을 이곳 리지앙에
펌프질하는 인체의 심장과도 같은 역활을 하고 있지요.
물론 그와같은 기능이 훌륭하기도 하지만 먼저 시각적으로 너무나 아름답습니다.
거의 모든 여행객들은 이곳 수차를 배경으로 리지앙 여행의 인증샷을 찍습니다.
나그네 역시 이곳 수차를 배경으로 찍은 인증샷을 자랑스럽게 보존하고 있습니다.
혹시 내 여행기를 보시고 중국 윈난 리지앙 여행을 하게 되면 이곳을 배경으로 인증샷을
찍어보세요.일생에 남을 좋은 추억이 될 거에요^^

이벽에는 1999년에 장쩌민 주석이 써놓은 글이 있습니다.
1996년 여강일대에서 대지진이 일어나 주변에는 상당히 많은 피해가 있었음에도
여강고성만은 멀쩡했다고 합니다.
그전까지만 해도 외부에 세계적인 관광명소로 알려지지 않았던 리장고성이 그때부터
널리 알려지게 되었고, 그후 중국 중앙정부의 지원을 받아 세계문화유산으로 등재되면서,
현재는 전 세계 배낭여행객으로부터 사랑을 받는 배낭여행의 성지가 되었습니다.
중국을 여행하면서 특히 우리 한국여행객이 곤혹스러워 하는 것은, 대개 유명한 관광지에 들어갈 때
문표라고 하여 관람료를 징수하는 중국의 정책에 대한 것입니다. 이곳 리지앙은 개별 관광명소에
들어갈 때 문표를 받는 것이 아니라, 이 고성에 들어갈 때 체제비 80위안을 받고 있습니다.
요령있게 피할 수는 있지만, 3박 또는 4박을 할 예정이라면 마음 편히 문표를 사는 것이 좋습니다.
물론 이렇게 훌륭한 문화유산을 보존하는데 한 힘을 보탠다는 의미에서도....

오랫동안 여행을 하다보면 어떤 목적지에 도착했을 때 나름의 요령이라는 것이 생깁니다.
나그네의 경우에는 일단 높은 위치의 전망대가 보이면 그곳부터 올라 명소 전체를 조망하면서 동선을 짜지요.
그래서 리지앙 고성에 도착했을 때도 성문 오른쪽에 위치한 작은 동산에 있는 만고루라는 곳에 올라
리지앙 고성 전체를 조망하는 것으로부터 여행을 시작했습니다.
만고루에 올라 내려다 보면 이와같은 기와집 지붕이 동서남북 사방으로 펼처져 있습니다.
이미 현대의 즐비한 빌딩숲에 익숙한 여행객에게 이런 고풍스런 옛 기와지붕이 끝없이 펼처진 정경은
~감동이었습니다~



만고루 내부 천정화와 벽화들
우리가 알지 못하는 나시족의 설화와 전설을 담고 있을 터인데...
식견이 짧은 나그네로서는 그 의미가 온전히 이해가 되지 않는 점이 아쉬움으로 남아있습니다.




고성에 들어가면 이런 풍경이 끝없이 펼쳐집니다.
차도 다닐 수 없는 좁은 골목길에는 수공예품점과 식당, 그리고 노점상들이
빽빽하게 들어차 있습니다.
이런 골목길이 이 고성안에만 자그마치 200개.
가게의 수는 4천개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럼 선량해보이는 이 아주머니가 구워주는 양꼬치로 점심을 때우고
나그네와 함께 리지앙 고성 나들이를 시작해보실까요.


중국은 비교적 고성이 잘 보존되어 있는 나라입니다.
그리고 그 옛 고성이나 구쩐에 공통적으로 보이는 것은 사람들이 한꺼번에 모여서 행사를 할 수 있는
스팡지에(四方街),현대적 개념으로는 광장,이라고 하는 곳이 있습니다.
이곳 리지앙 고성에도 예외없이 스팡지에가 있고, 거기에 가면 여행객과 원주민이 함께 어울려
춤을 출 수 있는 이런 흥겨운 춤판이 일상으로 벌어집니다.

노년이 더 아름다운 나시족 청년들
스팡지아에서 춤을 추는 나시족은 젊은이들이 아닙니다.
이렇듯 연세드신 분들이 주축입니다.
청년보다 더 아름다운 노년, 나그네가 리지앙에서 느낀 점입니다.

스팡지에에 있는 고건축물
지금은 꽤 유명한 음식점으로 이용되고 있습니다

아주 멀게는 수허구쩐 수원 연못에서 발원한 물이 고성입구 수차를 거처
우리 몸의 대동맥이 그러하듯 고성시내 중요거리들을 관통하여 이곳 스팡지에로 흐르고 있습니다.
밤이 되면 이곳에서는 연등을 흘려보내면서 행복을 기원하는 사람들로 또 다른 장관을 연출합니다.




사생을 하고 있는 학생들....
중국여행을 하다보면 소위 관광명소라고 불리우는 곳에서는 인근 학교에서 실습나온
그림 그리는 학생들의 모습을 자주 보게 됩니다. 언젠가 중국 수향으로 불리는 시탕이란 곳을
여행하게 되었었는데, 그곳에서는 운하 양안 모두 그림 그리는 학생들로 가득찼던 기억이 있습니다.
리장구청은 워낙 빼어난 곳이 많아서, 고도 이름도 아름다운 강이란 뜻인데,
그 어느곳 하나 아름답지 않은 곳이 없으니, 존재하는 것 모두가 다 그림의 소재가 됩니다


리지앙은 물과 운하의 고장이자, 또 아름다운 꽃의 고장이기도 합니다.
나시족이 워낙 춤과 노래를 좋아하는 탐미적인 종족이어서 일까요?
마을 전체와 도로와 운하까지 꽃으로 장식되어있지 않은 곳이 없습니다.
그래서일까요? 지나가는 아가씨들 마저 꽃처럼 아름다와 보입니다.





이 블로그에 놀러온 여러분들이 혹시 여행을 좋아하시는 분들이라면....
이처럼 아름답고, 정겨운 마을과 가게들을 보신 적 있나요?
이 나그네도 이곳 리지앙에 와서야 비로서 "아! 참 이 세상에 이런 아름다운 마을도 다 있었구나"
감탄하게 되었습니다.




이 작은 도랑물처럼 생긴 운하의 끝에는...
나그네가 이 여행기를 시작하면서 처음 소개했던 그 수차에 이르게 됩니다.
이곳 주민들은 이 수차를 그냥 수차가 아닌 "대수차"라고 부릅니다.
그들의 자랑스러워 하는 긍지가 느껴지지요?



이 아름다운 꽃들을 보았으니 그냥 지나치면 김춘수 시인님이 섭섭해 하시겠지요?
그래서 잠시 김춘수님의 시를 음미하려고 합니다.
꽃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기 전에는
그는 다만
하나의 몸짓에 지나지 않았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주었을 때,
그는 나에게로 와서
꽃이 되었다.
내가 그의 이름을 불러준 것처럼
나의 이 빛갈과 향기에 알맞는
누가 나의 이름을 불러다오.
그에게로 가서 나도
그의 꽃이 되고 싶다.
우리들은 모두
무엇이 되고 싶다.
너는 나에게 나는 너에게
잊혀지지 않는 하나의 눈짓이 되고 싶다
김춘수




이 처자 참 곱지요?
배틀 위에 앉아 씨줄과 날줄 위로 한 마리 잉어가 넘나들듯, 또는 한 마리 물고기가
푸른 바다 물결을 희롱하듯...우리는 이런 앙증맞은 손을 섬섬옥수라고 부르기도 하는데,
난 이 처자의 손놀림이 너무 고와서 한참을 움직이지 못하고 이 가게를 지켜봤습니다.
우리 속담에 "마누라가 예쁘면 처갓집 말둑도 좋아보인다"고 했던가요.
이 고운 모습에 반해 그만 별 필요도 없는이 직물을 한 필 사고 말았는데....
그런데 필요 없는이란 말을 수정해야 겠습니다. 물론 그때는 필요가 없었지만 지금도
보존하면서 요긴하게 사용하고 있거든요. 문양도 예쁘고 워낙 튼실해서 세월이 흘러도
원래의 자태를 잃지않고 그대로 입니다.
좋은 사람, 좋은 친구는 시간이 흐를 수록 더 빛이 나는 것과 같은 이치이겠지요.
나그네는 이 사진을 포함해서 몇 컷의 사진을 찍었는데, 언젠가 다시 방문해서
이 사진을 전달해야 겠다는 의도가 있었지요. 정말로 한 두해 후 중형 브로마이드로 인화해서
이 처자를 찾아갔었는데, 그 자리에는 이 처자 대신에 다른 처자가 자리잡고 있었습니다.
이 새상사 나그네의 바람대로 이루어지는 것은 아니라는....
그러나 이 사진만은 아직도 내 보물 중 한 컷으로 내 사무실 벽을 찾이하고 있습니다.

이게 나시족 동파문자 입니다.
지구상에는 꽤 오랜 역사에도 불구하고, 자신만의 고유문자를 가지지 못한 종족과 나라도 많습니다.
그러나 나시족은 아주 소수의 종족임에도 불구하고 자신의 문자와 문화를 잘 보존하고 있습니다.
근처 마을에 가면 노인들 중 아직도 이 문자를 해독할 수 있는 분들이 꽤 있다고 합니다.
혹시 이 벽화가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짐작이라도 가시는 분 계신가요?
나그네는 그저 막연히 농경과 일상에 관한 것이 아닐까 짐작은 가지만,
그 정확한 의미는 전혀 알 수 없었습니다.

우물가에서 엄마는 푸성귀를 다듬고 아이는 물장난을 하고 있습니다.
이런 정겨운 광경을 만나게 되면 나그네는 그냥 지나칠 수 없습니다.
"니 하오"
"라이 쩔 지엔다오 니 헌 까오싱"
안녕하세요, 여기 와서 너를 보게돼 너무 기뻐...이제 배우기 시작한 서툰 중국말로 수작을 걸어봅니다.
그러면서 사진을 찍으려고 하는데, 수줍음이 많은 이곳 원주민 아가씨 또는 아주머니는
고개를 들지 못하는 군요. 뭐 그러면 또 어떻습니까.
나그네는 "자이지엔" 또 만나라고 말하고서 씩씩하게 다음 장소로 이동합니다.

리지앙 고성 담벼락을 따라 걷다보면 이 재래시장에 이르게 됩니다.
지천에 널려 있는 게 이 싸고 맛 있어 보이는 과일들 입니다.
5위안(우리돈 8백원) 정도면 사과를 작은 소쿠리로 하나 가득 줍니다.

어딜 가나 역시 아이들이 최고이지요.
내가 사진을 찍으려 하자, 이 녀석은 너 뭐하는 놈이냐?
메롱이나 먹어라 하는 장난기 어린 표정을 짓습니다.
내 고향마을에 내려가면 혜란이 언니라고, 이 아주머니와 거의 판밖이로 닮은 분이
역시 채소가게를 하고 있어서, 아하 이것도 인연, 그래서 여기 좌판에서
이 모자와 잠시 수다를 떨어봅니다. 이런 것이 여행하는 즐거움이죠.
사람마다 여행에서 얻고자하는 목적에는 차이가 있겠지만,
나그네는 이런 좌판이 있는 저자거리에서 땅띠런(현지인)과 수다를 떠는 것이 너무 좋습니다.
"너 어디서 왔냐" 한국에서 왔다, "너 한국 아냐"? "당연히 알지"
당시 중국 TV에서 방영되는 한국 드라마 "별 그대 당신"인가의 인기가 하늘을 찌르고 있을 때였습니다.
그래서 대부분의 중국인들은 취엔 즈 시엔(전지현) 과 찐시우시엔(김수현)과 사랑에 빠져 불면의 밤을
보내고 있을 때였습니다.
물론 나그네는 당시에 별 그대 당신이나 김수현이란 텔런트가 있는지도 모르고 있다가, 그러나 전지현을
모른다면 간첩이기에 전지현은 알고 있었고, 중국 현지에서 중국인들에 의해 김수현과 별 그대 당신을
알게 되었다는...나그네는 중국 현지에서 문화의 역수입이라는 현상을 몸소 경험하게 되었지요.




나그네는 이날 이 예쁜 꽃길을 몇번이고 반복해서 걷고 또 걸었습니다.
우리 문화에서는 집과 물은 가까이 하지 않는 전통이 있어서, 더 더욱 신기한 풍경이었습니다.
이런 예쁜 물길을 커피 한 잔 테이크 아웃해서 마시면서 저 흐르는 물에 발이라도 담근다면
정말로 더 이상 바랄 것이 없는 행복일 텐데....
불행히도, 요즘은 좀 사정이 달라졌지만, 당시만 해도 중국의 옛거리에는 커피전문점이
거의 없었습니다. 이때의 그 간절함과 깨달음이 있어서 이후 나는 여행을 떠날 때 항상
커피믹스를 한 상자 사서 가지고 나갑니다. 현지에서 커피가 귀하니 이몸이 몸소 커피를
휴대하고 다녀야지요.
그런데 말입니다. 이렇게 외국에 나가 홀짝이는 커피믹스는 천금을 주고도 바꿀 수 없는
지상 최고의 맛이라는..... 나그네의 이런 멘트에 공감하는 여행객들이 꽤 될 걸요^^


낮동안의 주유를 여기서 마치고 숙소에 돌아가 잠시 쉬었다가
저녁식사 후 다시 주유를 계속할 예정입니다.
그럼 2부에서 또 만나요^^